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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살의 무게.
    커뮤/도하 2026. 2. 10. 00:57

    https://youtu.be/YkVjY1F-Eoc?si=xj5vUYBWp-nPFvyL

     

     

     꿈은 코앞에서 포기해버린다고. 그러한 감각은 도하도 알고 있다. 그 때의 그 날, 최연소 금메달리스트라는 꿈을 포기했으니까. 무너질 뻔한 감각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활을 잡을 수만 있다면, 놓지 않았다면 '언젠가'를 기약할 수 있으니까. 그러니 무너지지 않을 수 있었는데. 하지만 넌 이제 그러지 못하잖아. 포기 할 수밖에 없는 몸이 되었으니까. 꿈을 포기하는 것만큼 한 것은 없어. 계속해서 미련이 남아 평생을 맴돌게 될 거야. 허나 가장 괴로운 것은 내가 그렇게 만들어버렸다는 사실이다. 의도야 어찌됐든 여기엔 결과만이 남아있으니까. 그렇게 가증스러워했던 전 코치의 행동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다. 더 나은 결과를 위해 행했던 독단적인 판단이 최악의 결과를 가져왔으니까. 그렇지만 눈 앞의 친구는 책망은 커녕··· 무슨 말은 하는 거지. 나를 왜 이렇게 대하고 있는 거지? 

     


    약속… 그러게, 못 지키겠네. 그렇게 앞날을 기약했었는데. 그래도 내 몫까지 네가 활약해주면 안 되려나…

    난 믿어. 너도 나도, 언젠간 이 순간마저 극복할 거란 걸. 

    외로운 정상이더라도 이겨낼 수 있을지도 몰라.


     언젠가 이 산장을 나가서 시간이 지나면 흐려지고 말 거야. 삶은 계속해서 쓰여지고 새로운 것으로 덮히니까. 하지만 묻어버리기 싫어. 잊는다고 표현하는 것도 싫어. 극복이라는 말이 맞는지도 모르겠어. 해도 되는 걸까? 어디까지가 극복이지? 나는 평생을 죄책감과 미련을 지니고 살지 않을까. 누구에게나 짊어져야 할 삶의 무게가 있듯이. 앞으로 던지는 화살은 그런 무게를 짊어지게 될 거야. 그런 와중에 드는 생각은 너는 강하다는 것. 나를 원망하거나 화낼 만도 하잖아. 꿈을 포기하게 만든 장본인인데. 그럼에도 내게 건네는 말은 이런 것인가.

     

     내 정상은 네가 봐주길 원했어! 기약했으니까, 같이 정상에서 당당함을 증명해서 서로 가슴 피고 살자고. 그렇게 반짝이는 당당함의 증명을 손에 쥐고, 목에 걸고서. 웃으면서 믿음에 보답하고 싶었어. 최정상은 한 사람만이 설 수 있다만, 오르는 과정은 결코 혼자가 아니니까. 나를 믿어주는 모두의 신뢰와 기대, 응원, 박수. 그리고 여태껏 시간을 함께해준 사람들. 그러니까 외롭다는 생각 같은 거 안 해봤는데. 하지만 이제는 고독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상실을 기반한 감정이니까. 외로운 정상. 꿈에 그리던 목표는 고독한 곳이 되었구나. 그럼에도 '믿는다'는 말은 강력하다. 그 날 이후로 평생 듣고 싶었던, 나의 존재를 수긍해주는 것 같은 말. 믿는다고 말한다면 나는 따를 수밖에 없어.

     

     정상에 오르기까지 앞으로 던져야 할 수많은 화살. 그 중에는 꿈과 의지, 열정, 증명받고 싶어하는 마음, 증명하고자 하는 마음. 그런 것들을 담아 과녁에 보냈다. 이제 앞으로 던져야 할 것은 한 사람 분의 것을 하나 더 담아서. 목숨의 무게를 달아 나아갈 것이다. 그래도 역시, 꿈을 함께하고 싶었는데. 당당함의 증명을 지켜봐주기를 바랐는데. 꿈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고 있으니까. 그걸 놓게 해버린 것에 대해 평생을 속죄하며 살아야겠지만.

     

     

    그거로, 충분한 걸까? 정말로 내가, 훗 쨩의 몫까지 정상에 도달한다면. 그거로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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